“나는 불안의 영화(cinema of anxiety)


만들고 싶다”-아밋 두타 감독



사람에게 있어서 가장 솔직한 감정은 무엇일까? 젊은 인도출신 감독은 주저 없이 ‘불안’이란 단어를 꼽았다.  솔직한 감정에 형태를 부여해주기 위해 영화를 시작했다는 아밋두타 감독. 그가 Jiff 국제경쟁에서 영화<그 남자의 여자,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그가 느낀 원초적 감정을 처음으로 조심스레 꺼내 보였다.


아래는 아밋 두타 감독과 일문일답

전주에 오기 전부터 당신을 알았던 사람들은 “아밋 두타는 ‘실험적인 영화 감독(Experimental film-maker)’이다” 라고 당신을 설명하더라.  이러한 호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 실험영화 감독이라. 재미있는 호칭이다. 하지만 난 결코 실험을 하나의 종착점으로 생각해 본적은 없다.  다만 ‘감성(sensation)의 발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해 내가 느끼는 감성, 그 목소리에 구체적인 형태를  부여해 주는 것이 내 역할이라는 것이다.  만약에 영화가 아닌 다른 매체에서 그 감성을 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찾게 되면, 주저하지 않고 다른 매체로 옮겨갈 용의도 있다.

영화를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로 선택한 셈인데, 그렇다면 어릴 적 꿈이 꼭 영화감독에 국한되진 않았을 것 같다.
- 그렇다. 사실 처음에는 글을 쓰려고 했다. 난 어린 시절 인도 잠무카슈미르(Jammu and Kashmir)주의  외곽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자랐다.  일년에 영화 한편조차 보기 힘든 시골 동네이다 보니 영화를 만들 엄두도 못 냈었다. 하지만 어렸을 적부터 내가 살고 있는 세상과 내 속에서 설명하기 힘든 이상한 기운은 느꼈던 것 같다. 단순히 ‘감성(sensation)’이란 단어로는 설명하기 힘든 감정이었고,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 글을 쓰기로 마음 먹었었다.

글을 썼다면,  Jiff에서가 아니라 문학 축제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웃음) 그렇다면 영화학교 입학부터 영화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인가?
- 푸네(Pune)에 있는 국립영화학교를 알게 됐고 그곳에서 영화를 만났다.  당시에는35mm로 영화를 찍는 것이 내가 영화에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이후 학교에 있으면서 졸업작품을 주로 만들었고, 이번에 출품한 <그 남자의 여자,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은 졸업 후 처음으로 만든 영화다.


지금부터는 영화 이야기를 좀 해보자. <그 남자의 여자,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 어디서 모티프를 얻었나?
- 제목 그대로 세 가지의 이야기를 설명한 영화다. 내용은 문학작품에서 모두 차용했는데, 각색을 했기 때문에 원작의 느낌은 많이 사라졌을 것이다.

보는 이마다 다르게 느끼겠지만, 난 세가지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모두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부재를 느낀다고 생각했다.
- 그럴 수도 있다. 원인과 결과로 이어지는 합리적인 소통은 내가 만드는 영화 스타일이 아니다. 현재까지 난 영화 속 개별 심상조차 설명할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  영화의 형태는 너무나 많은 아이디어와 스토리를 불러 일으키는데, 어떻게 하나의 스토리로 고정할 수 있겠는가. 스스로도 내러티브 있는 영화로 상상력을 제한시키기보다 영화를 보면서 생기는 하나의 패턴과 감각을 즐기는 편이다.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다.
 
관객들로선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하게 영화를 즐길 수 있다는 말인데, 앞으로 제작할 영화도 현재와 유사한 작품인가?
- 사실 최근 다음 영화 촬영을 막 끝냈다. 제목은 인도어로 <Likhtam Nainsukh>이다.  18세기 인도화가 나인스크의 삶과 작품세계를 다루고 있는 일종의 전기 영화라 할 수 있겠다. 생각해보니 이번 상영작과는 조금 다른 느낌 일 수도 있겠다.

전기 영화라면 픽션과 논픽션이 가미된 것인가?
- 영화 자체는 픽션이지만 실제 역사자료와 훌륭한 사학자 고즈와미(Dr. Goswamy)의 학문적 노력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 오는 2011년 여름에 16-18세기 인도 주요 화가들이라는 특별전시회가 스위스 취리히 미술관에서 열리는데, 내 영화도 그때 상영될 예정이다. 학교에서 벗어나 만드는 첫번째 영화라 감회가 새롭다.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관객에게 선보이는데, 앞으로 최종적인 목표가 있다면 끝으로 설명 부탁드린다.
- 나의 주된 관심사는 내가 느끼는 것을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어떤 순수한 감정의 형태에 도달했다고 느낄 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불안’이었다.  ‘존재의 불안(anxiety of being)’ 그리고 이것이 나의 개인적 진실을 이해하는데 가장 적합한 장르라 인식했다. 쉽게 말해 앞으로 나는 스스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불안의 영화(cinema of anxiety)’를 만들고 싶다.  보는 이들이 이번 영화 <그 남자의 여자,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가 내가 불안의 길로 나아가는 첫 번째 단계였다고 이해해줬으면 한다.

 

이유진

<고추잠자리>


랴오 지에카이의 러브레터




“보편적인 ‘성장기’의 경험을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
십 여 년 전 가족 여행으로 한국을 처음 방문했던 까까머리 중학생이 어느새 어른이 되어 다시 한국을 찾았다. 그때와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의 옆자리를 가족 대신 가족만큼 소중한 첫 장편 영화 <고추잠자리>가 채워줬다는 것. 자라면서 겪은 성장기의 경험을 모든 관객과 공유하고 싶다는 랴오 지에카이 감독. 그가 바라본 싱가포르의 과거와 현재는 어떤 모습일까?

전주 국제 영화제에 방문하는 감회는?
- 무척 흥분된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대안적 영화를 후원하는 영화제로 정평이 나 있다. 또 이곳에서 한국 관객들과 한국의 동료 감독들을 많이 만나고 싶다.

한국 영화에도 평소에 관심이 많았나
- 특정 장르의 영화를 선호하지는 않지만 홍상수와 김소영 감독의 영화를 좋아한다. 우연하게도 두 사람과 나는 시카고 예술학교 동문들이다. (웃음)



영화를 만들기에 앞서 시각예술(visual arts)분야를 공부했다고 들었는데. 
- 그렇다. 일종의 비디오 작업 같은 것이다. 영화적 언어에 대한 사전 개념이 없었을 때라 그때엔 100% 아마추어적인 제작방식을 거칠 수 있었다. 아무런 장애물 없이 대상을 하나의 영상만으로 바라볼 수 있는 순수한 시각을 기를 수 있었던 계기가 됐다. 영화를 시작하고 나서도 그런 부분들을 계속 염두에 두고 있다. 실제로 이번 영화에서 8mm로 찍은 부분이 있는데, 학생들의 감정을 꾸밈없이 카메라에 담고 싶었다.

말이 나온 김에 이번 영화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고추잠자리> 당신에게 있어서 첫 장편 영화다.
- 새로운 영화를 시작할 때마다 영화의 소재가 영화의 길이를 결정하도록 내버려 두는 편이다. <고추잠자리>는 사실상 첫 편집 본이 3시간 정도였을 만큼 단편으로 다루기 힘든 영화였다.

그렇다면 <고추잠자리>를 모티프로 삼은 이유가 있나? 향수(nostalgia)라는 단어가 떠오르더라.
- <고추잠자리>라는 제목은 1980년-90년대에 활동한 대만의 남자 밴드 그룹의 노래에서 차용했다. 개인적 차원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버려진 철길을 따라 하이킹을 떠났던 경험을 영화 속에 담고 싶은 의도가 있었다. 또한 현재를 살아가는 싱가포르 사람들의 심리 속에 남아있는 유년의 기억을 끌어내고 싶었다. 나아가 과거를 소중하게 여기는 만큼, 미래를 바라볼 수 있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영화 속에는 ‘의자’의 이미지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 과거에 안주한단 의미는 아닌가?
- 글쎄. 머무르려 한다기보다는 영화 속 캐릭터들이 그렇듯이 ‘의자’는 휴식과 조용한 명상의 상징이라 할 수 있다. 관객들에겐 편하게 휴식을 취하면서 영화를 보는 동안 개인적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던가.

무성한 숲으로 대변되는 싱가포르의 과거 모습, 어떤 의미를 갖나?
- 19세기 영국의 식민지가 되기 전까지 싱가포르는 말레이시아의 어촌이었다. 급속한 도시화 과정에서 싱가포르는 그러한 열대적 특성을 잃어버렸다. 영화 속 빽빽한 숲 장면은 초기 상태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특히 철길을 뒤덮은 자연의 모습을 통해 자연이 어떻게 대지를 회복하는 지, 적극적인 과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싱가포르의 현재는?
- 에어컨 도시의 전형이다. 쇼핑몰과 사무실로 구성된 그런 도시 말이다. 작은 어촌이던 시절과 비교해보면 아주 큰 변화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런 도시에서 살아가는 사람들도 보편적으로 무성한 숲 같은 싱가포르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다음 작품도 싱가포르에 관한 것인가?
- 그렇다. 다음 영화는 싱가포르의 60년 대에서 80년 대까지 한 가족의 삶을 다루는 시대극으로 꾸며보려 한다. 독립적 국가의 형성에서 언어의 통합, 도시화의 과정 등을 통해 싱가포르인들의 삶을 조명해 보고 싶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작품도 비슷한가?

- 물론 코미디가 해보고 싶다. 하지만 내게는 없는 능력이다. 난 다만 사람들을 웃기는 능력을 가진 감독들을 존경한다

끝으로 전주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
- 여러분의 관심과 격려 진심으로 감사한다. <고추잠자리>는 내 첫 번째 장편영화이자 개인적인 이야기다. 이 영화가 보편적인 성장기의 경험으로 공유되길 바란다.


이유진

불평

2009/11/13 00:59

은 이제 고만하고
열심히 좀 하자꾸나.

◀ PREV | 1 | 2 | 3 | 4 | 5 | ... 8 | NEXT ▶

BLOG main image
by Extraordinario

공지사항

카테고리

분류 전체보기 (23)
uno (0)
dos (0)
tres (0)
cuatro (0)
cinco (0)

최근에 받은 트랙백

태그목록

글 보관함

달력

«   2012/01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 490
Today : 0 Yesterday : 0